사진=정경열 기자 krchung@chosun.com
입력 : 2007.10.31 23:52 / 수정 : 2007.11.01 02:16
- “중국어를 배우세요. 중국은 한국에 위협이 아니라 기회 덩어리입니다.”
세계적 컨설팅업체인 AT커니의 폴 로디시나(Paul Laudicina) 회장은 30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중국이 한국 경제에 위협이냐”고 묻자 정색을 하며 말했다. “저는 10년 전 6살이 된 딸을 중국어로만 가르치는 유치원에 집어넣어, 수학과 과학 등 모든 교과목을 중국어로 마스터시켰습니다. 한국인들은 한자를 아니깐 얼마나 출발선이 빠릅니까.”
그는 “일례로 중국의 물 자원 이용 효율성은 전 세계 평균보다 4배나 뒤떨어진다”며 “기술력이 앞서는 한국이 이 분야에서만 주도권을 잡아도 엄청난 부(富)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31일 개최된 한국 CEO포럼 주제 발표를 위해 방한했다.
그는 1시간의 인터뷰 동안 ‘세계화’라는 단어를 100번 가까이 썼다. 그는 “세상은 평평하고 24시간 안에 못 가는 나라가 없다”며 “미국인들이 잠들면, 한국·중국인들이 깨어나고, 그 다음은 인도가 깨고, 그 다음은 프랑스·영국이 깬다는 식으로 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최근 일주일 동안 다녀간 나라는 4개국. 유럽을 출발해, 인도, 중국, 그리고 한국이다. 다음주는 일본으로 갈 예정이다. “전 휴대전화가 3개입니다. 한국과 일본에서 작동하는 전화, 유럽 전화, 미국 전화…. 제게 국가는 경계선일 뿐이에요.”
그는 “한국기업의 성공은 ‘전 세계 다른 기업과 얼마나 협업(協業)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며 “모든 업무를 다 끌어안고 있지 말고, 좋은 파트너를 찾아 전략적으로 일을 아웃소싱(outsourcing·외주)하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화의 승자는 ‘기동력 있게 세계로 뻗어나가는 소수의 계층(mobile minority)’일 뿐이며 패자는 ‘기동력이 전혀 없는 소수계층(immobile minority)’인데, 둘의 격차는 갈수록 급격히 벌어진다고 설명했다.
- AT커니가 집계하는 ‘세계화 지수’ 조사에서 올해 한국 순위는 작년보다 여섯 계단 하락, 72개국 가운데 35위에 그쳤다. 그는 “올해 조사에서 특히 한국의 해외 직접투자(FDI·외국기업 인수·합병)는 41위에서 61위로 떨어지며 많이 부진했다”며 “이는 한국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협업을 하지 않고 단독으로 나가고 있다는 뜻”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인터넷 이용 종합 부분에서는 전 세계 72개국 중 4위를 차지했고, 특히 가정에서의 인터넷 이용률은 10가구 중 9가구가 집에서 인터넷을 사용해, 전 세계 1위다.
그는 “한국은 세계화의 덕을 엄청 맛본 행운아”라며 “자신감을 갖고 전 세계를 향해 전진하라”고 했다.